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01. 연구 (1) 일제강점기 담론 연구 05 범용성 : 사고를 정리하며

본문

연구계획서를 마무리하면서 「연구의 위치와 확장성」 부록을 작성할 때

연구의 위치만큼 오래 고민했던 것이 방법론의 범용성이었다.

 

기존에 작성했던 「디지털 인문학에서 기록 체계 비교 연구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에서는

국내외 선행 연구를 조사하며 다양한 연구 계보를 정리했다.

https://uourstar.tistory.com/73

 

디지털 인문학 공부 : 디지털 인문학에서 기록 체계 비교 연구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최근 연구 방향성과 문제의식 관련 사고 흐름을 재정리하면서,내 연구계획서의 현 위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다.https://uourstar.tistory.com/68 디지털 인문학 공부 : 연구 방향성과 문제의식 관련

uourstar.tistory.com

 

하지만 당시에는 그 계보를 바탕으로 "이 방법론이 다른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까지는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록에서 그 질문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이 방법론이 다른 시대나 다른 자료에도 사용할 수 있다면 범용적이라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것은 근거보다 결론이 먼저 나오는 표현이었다.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문장은 그 자체로는 설명이 아니라 하나의 주장에 가깝다.

 

그래서 범용성을 바로 설명하기보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먼저 정리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했던 일은 기존에 정리했던 연구 계보를 다시 읽는 일이었다.

학문적 위치를 정리할 때는

"내 연구는 이 계보 안에서 어디에 위치하는가"

를 중심으로 읽었다면,

범용성을 고민할 때는 같은 자료를 놓고

"이 문제의식은 서로 다른 시대와 자료에서도 반복되어 왔는가"

를 중심으로 다시 읽었다.

같은 계보를 두고도 질문이 달라지니 보이는 부분도 조금씩 달라졌다.

 


 

또 하나 의식했던 것은 방법론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지 않는 것이었다.

방법론 전체를 두고 "범용적이다"라고 말하면 지나치게 추상적인 표현이 된다.

그래서 가능한 한 개별 요소를 나누어 생각하려고 했다.

 

어떤 부분은 이미 여러 언어와 여러 시대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왔고,

어떤 부분은 특정 자료의 성격에 맞추어 새롭게 설계한 요소였다.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범용성과 연구의 독창성을 동시에 설명하기 어려웠다.


기존 글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점도 있었다.

처음에는 선행 연구를 하나씩 정리하는 데 집중했지만,

부록을 쓰는 단계에서는 개별 논문보다 연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질문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용한 분석 기법은 달라도,

기록을 비교하려는 질문,

개념의 변화를 추적하려는 질문,

서로 다른 기록 체계를 함께 읽으려는 질문은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범용성을 새로운 기법을 만든다는 의미보다,

이러한 질문들이 여러 연구에서 반복되어 왔다는 사실에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경계했던 부분도 있었다.

범용성을 이야기하다 보면 쉽게

"이 방법은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

는 식으로 과장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연구는 자료가 바뀌면 전처리가 달라지고,

언어가 바뀌면 토큰화가 달라지며,

기록 체계가 달라지면 해석 기준 역시 함께 달라진다.

 

검증보고서를 작성하면서도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분석 과정은 반복될 수 있지만 구현 방식까지 그대로 반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범용성을 말하더라도,

방법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질문을 설계하는 방식과 검증하는 사고 과정이 반복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끝으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은 역시 공개 범위였다.

 

일단 '범용성을 어떻게 판단하려 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계보를 다시 읽었는지'는 블로그에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그 판단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연구 주제에 적용하려 하는지,

어떤 연구 공백을 선택했는지는 연구계획서와 함께 제출하는 문서에 남기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 글 역시 연구 전략을 설명하기보다,

범용성을 정리하면서 어떤 기준으로 생각을 정리했고,

어떤 부분에서 스스로 제동을 걸었는지를 기록하는 집필 후기로 남겨 두기로 했다.

 

돌이켜 보면 이번 부록을 쓰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방법론을 설명하는 방식보다도 방법론을 검토하는 방식이었다.

내용 스니펫 정리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