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연구 (4) 초기 연구 및 실험 04 학부 과제를 정리하며
연구 기록을 정리하면서 카테고리에 학부 과제들을 넣을 것인가 를 가장 오래 고민했다.
솔직히 완성도만 놓고 보면
학부 과제는 지금 수행하는 연구와 같은 기준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분석도 단순했고, 사용한 도구도 제한적이었으며,
지금 다시 설계하고 싶은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이 자료들을 남기기로 했다.
최근 연구노트를 정리하면서 깨달은 것은,
지금의 연구 방식이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학부생이었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더라.
지금 돌아보면 당시의 과제들은 서로 독립된 작업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었다.
처음에는 역사 현상을 시스템 모델로 표현해 보았고[3학년 2학기],
그다음에는 논문의 수치를 직접 구현하며 실제 데이터와 비교해 보았으며[4학년 1학기],
이후에는 연구 목적에 맞게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설계하기 시작했다[4학년 2학기].
그리고 지금은 토크나이저를 검증하고 데이터 처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기존 연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직접 검증 가능한 분석 구조를 설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방법은 계속 달라졌지만 한 가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기존 연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는 태도였다.
돌이켜 보면 튤립 파동 프로젝트에서는 역사 현상을 모델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고,
스위스 철도 프로젝트에서는 논문의 계수가 실제 데이터와 얼마나 맞는지를 확인하려 했다.
범죄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에서는 연구자가 원하는 질문에 맞추어 데이터를 다시 구조화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더 엄밀히 말해서,
원래는 일제강점기 신문과 학교 자료를 이용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싶었지만
적절한 공개 데이터를 구하지 못해 현대 범죄 통계를 이용해 동일한 설계 과정을 먼저 구현하였다.
당시에는 각각 별개의 과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다시 보면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일제강점기 연구 또한 기존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데이터를 직접 구축하고 분석 과정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는 완성된 결과보다,
지금의 연구 방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남겨두려고 한다.
돌이켜 보면 이 과제들은 하나의 결과물이 아니라
지금의 연구로 이어진 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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