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원 입시설명회가 있었다.
그리고 설명회를 들은 뒤, 내 전공과는 다른 분야의 교수님께도 이메일을 드렸다.
평소의 내 성격이었다면 아마 하지 못했을 일이다.
하지만 설명회에서
"관심과 의지가 있다면 최대한 학생을 받아보려고 한다."
는 취지의 말씀을 듣고 용기를 내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대학원 지원이라는 과정을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설명회에서 나온 질문들을 들어 보니,
지원자 중에는 프로그래밍 경험이 거의 없는 분들도 적지 않아 보였다.
반면 나는 지난 1년 동안 연구계획서를 쓰기 위해 꽤 먼 길을 돌아왔다.
교수님들 논문을 읽고,
그 논문들의 방법론을 정리하고,
Literature Review용 논문들만 한 달 넘게 읽었으며,
연구 설계와 전처리를 위해 몇 달을 보냈다.





정확히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계속 Research Proposal 초안을 수정했다.
데이터 분석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웠던 것은
"무엇을 분석할 것인가"
를 정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원래 말을 앞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연구계획서에 어떤 분석을 하겠다고 적으려면,
적어도 그 분석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Research Proposal을 쓰기 전부터
전처리를 여러 차례 반복했고,

실제 분석도 상당 부분 수행해 보았다.


이후 영어로 작성한 Research Proposal은 18페이지 분량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작성한 원전 담론 연구계획서 경우
누누이 말한 것처럼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연구는 아니었다.
원래 관심은 일제강점기였다.
"공유 및 검토 목적이 달성된 듯하여,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 전환했습니다.
현재 관련 내용은 연구계획서와 Git 저장소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공개 글에서는 문제의식 중심으로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일제강점기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4학년 2학기 때까지도 일제강점기 데이터를 제대로 만져볼 수 없었다.
데이터셋을 찾기 위해 여러 아카이브를 뒤졌고,
9GB가 넘는 TTL 파일을 직접 파싱하여 활용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기도 했으나, 모든 노력은 결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한 일본어와 한국어 그리고 한자가 혼재된 사료를 어떻게 처리하고 접근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현대 원전 담론 연구였다.
기존 연구들과의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수님들의 연구 계보와 방법론을 정리하고,
내 연구가 어떤 후속 연구로 위치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지난 1년 동안 내가 한 일은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떤 연구 질문이 나의 것인가"를 찾는 과정에 가까웠다.
실제로 지난 8월부터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던 교수님께서는
기존 Research Proposal에 대해
"정말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는 취지의 조언을 해주셨다.
돌이켜보면 내가 작성했던 Research Proposal은
이론도 많았고, 방법론도 많았고, 층위도 많았다.
정책, 담론, 언어, 역사적 해석 모든 것을 한 번에 담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왜 이 연구를 하고 싶은지는 잘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공유 및 검토 목적이 달성된 듯하여,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 전환했습니다.
현재 관련 내용은 연구계획서와 Git 저장소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공개 글에서는 문제의식 중심으로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원전 연구도, SCV라는 개념도, 토픽 모델링도, 워드 임베딩도,
결국은 그 질문에 도달하기 위한 우회로였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방법론보다 연구 질문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대학원 지원 역시
결국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왜 그것을 하려 하는가"를 설명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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