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만 해도 나는 디지털 역사학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역사학에 데이터를 적용하면 뭔가 새로운 게 나오지 않을까?"
정도의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그래서 2025년은 나에게 공부의 해였다.
전 세계 디지털 역사학 연구를 찾아보고,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을 읽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데이터를 만져 보고,
직접 데이터셋을 구축하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처음에는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TF-IDF,
Word Embedding,
LDA,
Lag Analysis,
Network Analysis.
논문을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기술들이 나왔다.
처음에는 나도 그 기술들을 따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반대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질문이었다.
김병준 교수님의 연구를 읽으며 알게 된 것은
디지털 역사학이 단순히 컴퓨터를 활용하는 학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논문 속에는 Dynamic Word Embedding이 있었고,
수백만 건의 신문 데이터가 있었고,
복잡한 통계 기법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연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였다.
"왜 특정 개념의 의미가 변화했는가?"
전봉관 교수님의 연구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신문 기사와 대중문화 자료를 분석하지만,
결국 관심은 사람들에게 있었다.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믿었고,
무엇을 두려워했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갔는가.
우동현 교수님의 연구 역시 비슷했다.
북한 핵 프로그램과 과학기술사를 다루지만,
결국 관심은 국가가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었다.
왜 그들은 그런 선택을 했는가.
왜 당시에는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었는가.
논문을 읽을수록 이상한 결론에 도달했다.
기술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질문은 비슷했다.
인문학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려는 학문이라는 것.
그래서 25년 하반기부터는
"무슨 기술을 써야 하는가"
보다
"무슨 질문을 해야 하는가"
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원래부터 궁금했던 질문도 다시 떠올랐다.
-중략-
같은 사건인데
기록마다 이름이 달랐다.
"공유 및 검토 목적이 달성된 듯하여,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 전환했습니다.
현재 관련 내용은 연구계획서와 Git 저장소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공개 글에서는 문제의식 중심으로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둘러싼 언어, 보이지 않던 존재였다.
그곳에 당신도 있었구나, 안녕, 반가워!
그래서 최근 들어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역사학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데이터
↓
분석
↓
결론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질문
↓
데이터
↓
패턴 발견
↓
(질문)
↓
역사적 해석
↓
(해석에 뒤따르는 질문)
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연구의 시작과 끝은 모두 '질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 달간 현장에서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니,
명확한 질문만큼이나 그 질문을 담아낼 '데이터셋'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 지난 몇 달 동안 데이터셋 구축을 하며
더욱 그렇게 느꼈다.
현실의 데이터는 논문 속의 이상적인 표본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데이터는 생각보다 지저분했다.
크롤링도 쉽지 않았다.
LOD 데이터도 기대와 달랐다.
메타데이터는 꼬여 있었고,
날짜는 뒤섞여 있었고,
원문과 서지 정보도 분리되지 않았다.
논문만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현실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과정 덕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더 명확해졌다.
나는 AI가 역사를 대신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머신러닝이 역사학을 대체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보지 못했던 패턴을 보여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공유 및 검토 목적이 달성된 듯하여,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 전환했습니다.
현재 관련 내용은 연구계획서와 Git 저장소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공개 글에서는 문제의식 중심으로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역사학은
기존 역사학의 대체재가 아니다.
오히려
기존 역사학이 보지 못했던 질문을 발견하게 만드는 도구에 가깝다.
2025년은 아마 그 사실을 깨닫는 데 사용한 한 해였다.
그리고 2026년에는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아가고 싶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오랫동안 궁금했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공유 및 검토 목적이 달성된 듯하여,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 전환했습니다.
현재 관련 내용은 연구계획서와 Git 저장소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공개 글에서는 문제의식 중심으로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2026년의 연구는
그 질문들로부터 다시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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